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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얄개 - 1976년

백합7 2022. 12. 17. 10:13

 

 

1970년대 중후반 극장가에 ‘얄개’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석래명 감독(1936~2003)은 데뷔작 <미워도 안녕>(1972) 이후 5년여만인 1977년 1월 <고교 얄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영화는 개봉 2주만에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 당시로는 엄청난 흥행기록이다.

 

조흔파(본명 조봉순)의 명랑소설 ‘얄개전’은 1965년 한차례 영화화됐다. 당시 주인공 나두수 역을 안성기가 맡았는데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12년 후 <고교 얄개>에서는 이승현이 나두수를 연기해 얄개를 상징하는 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얄개는 ‘야살스러운 짓을 하는 아이’를 뜻한다. 야살스럽다는 ‘보기에 얄망궂고 되바라진 데가 있다’는 뜻이고, 얄망궂다는 ‘성질이나 태도가 괴상하고 까다로워 얄미운 데가 있다’는 뜻이다. 종합하면 얄개는 ‘보기에 괴상하고 얄미우며 되바라진 짓을 하는 아이’를 뜻하는 셈이다.

 

그 시절 하이틴 영화가 그랬듯 <고교 얄개>도 단순한 스토리를 직설적으로 다뤘다. 캐릭터의 성격이 분명하다. 고교 2학년 낙제생인 주인공 두수(이승현), 같은 낙제생 단짝 용호(진유영), 고자질쟁이 모범생 호철(김정훈), 하숙집 딸 인숙(강주희)…. 당시 어느 학교에서나 있었을 법한 친구들이다.

 

영화의 깊이나 완성도를 따진다면 굳이 안 봐도 될 영화일 수 있다. 그게 아니라 아련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살린다면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그 시절을 보낸 시기가 다르다고 해서 그때 경험한 설레임, 무모함, 순수함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 천리안님의 블로그 중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