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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누구라도 다 그러하듯이

백합7 2018. 5. 9. 21:51
가끔은 그런 날이 있다

괜스레 누군가가 문득 생각이 나고

까닭 모를 그리움들이 밀물처럼 밀려와서는

자꾸만 차곡히 쌓여만 가는 날

그런 날에는 누구라도 다 그러하듯이

나도 한 번쯤은

새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어디론가 길을 나서고 싶다

길을 가다 우연히

그리운 사람을 만나

서로가 먼 타인의 얼굴로

잠시 잠깐 스치고 지나치듯

그렇게 만나도 좋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서

조금은 어색한 듯

멋쩍은 웃음을 서로 내보이며 마주 앉아

향긋한 한 잔의 차를 마시며 만나도 좋다

정말이지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그리움들이

소리 없이 찾아와선

마음을 온통 병풍처럼 둘러치고도

그것도 모자라

밤하늘 무수한 별처럼

마구 쏟아지는 그런 날에는

누구라도 다 그러하듯이

나도 한 번쯤은

바람보다 홀가분한 몸짓이 되어

어디론가 길을 나서고 싶다.


출처 : 바람 한 자락 부여잡고
글쓴이 : 마파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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