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한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않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기를 바란다..
굳이 덧붙인다면,어제보고
오늘 또 보아도 십 년 만에
본듯 덧없이 반가운 친구,
그런 친구 하나 있으면
인생은 절로 살 맛이 날 겁니다..
-유안진님 -
지란지교(芝蘭之交) : 영지와 난초의 향기로운 향기 같은 벗 사이의 교제
공자가 말하기를, '선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향기로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니,
이는 곧 그 향기와 더불어 동화(同化)된 것이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절인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더불어 동화된 것이다.
붉은 주사(朱砂)를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漆)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그와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
- 명심보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