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와 좋은글

[스크랩] 박 인희 - 어떤 해후

백합7 2017. 2. 6. 07:56


전화를 걸 수 있을때 보다 
전화를 걸 수 없을 때가 
더욱 간절한 그리움이다

편지를 띄울 수 있을 때보다 
편지를 띄울 수 없을 때가 
더욱 사무치는 보고픔이다

슬픔이 북받치면 
눈물도 마르듯이 
눈매 글썽이며 
보고 싶던 사람도 
잠잠히 견딜 수 있다

그러다가 
정말 그러다가 

너의 간절한 그리움과 
나의 사무치는 보고픔이 
보름달 되어 
하나의 가슴이 될 때 
약속이 없이도 
마주칠 수 있다

비켜 설 수 없는 자리 
어느 아지 못할 
길모퉁이에서

출처 :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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