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와 좋은글

바람같이 살려네 / 최영희

백합7 2006. 6. 9. 22:23
      바람같이 살려네 / 최영희 바람같이 살려네 간혹, 마음이 울적할 땐 숲을 이룬 소나무 사잇길을 걸으며 오랜 기억처럼 우수수 쏟아지는 묶은 솔잎 위에 앉아 지나는 새 소리도 만나 보려네 사랑하는 사람 한둘 떠나버린 비어가는 공간의 아픈 상념 훠이 훠이 실어 내는 바람같이 살려네 한적한 들길도 걸어 보려네 풀잎끼리 부딪는 내음 어릴 적 함께한 정겨운 친구의 살내음처럼 코끝을 시큰하게 하는 들길에도 누워 보려네 어디고 머물렀다 흔적 없이 훨훨 날아가는 바람이 좋아 바람처럼 살다 가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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