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그대는 섞이지 말라.
진정한 시인은 아무리 외로워도
패거리를 형성하지 않는 법이다.
그래도 그대는 시를 써야 한다.
떠나간 사랑은
저 하늘에 별 하나로 매달아 놓고
그대 홀로 참담한 모습으로
시의 숲을 거닐어라.
사랑만 있다면
어디서 무엇이 되어 살아간들 어떠리.
연잎에 구르는 물방울 하나에도
온 하늘이 들어 있건만.
오늘도 부질없는 시간의 건널목.
그대는 어디에 한눈을 팔고 있는가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일때 먹는 떡볶이 2000냥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서 먹는 순대 2000냥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때 먹는 튀김 1000냥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서 먹는 라면 1500냥
우리 오빠 말타고 가시며 먹는 어묵 1000냥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서 먹는 잔치국수2000냥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서 먹는 김밥 1000냥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는 분식집> 메뉴.
사랑은 아름다움을 만들고
아름다움은 사랑을 만든다.
몇 천 겁 인연을 거쳐 지구에 태어나서
대저 사랑밖에 할 일이 더 있겠는가.
사랑은 결국 온 생애를 다 바쳐
아름다움의 반대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뿐이다.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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