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스크랩] 옛 통신표

백합7 2005. 7. 29. 14:02

 
 
ㅡ 옛 통신표 ㅡ

 

   허연 마른버짐 뺨에 그칠 날 없던 
       지독한 편식으로 영양 실조기 다분히 젖어

늘 비틀거리던 초등시절.


       햇살에 아른거리는 모든 것에 눈부셔, 눈물샘 흘러 
현기증 심하게 일던 그때 
   통신표 때문에 가슴 아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미.양.가 뒤죽박죽 섞여 헷갈리던 가운데 
     가뭄에 콩나듯 우.수 간혹 눈에 띄던 나의 통신표 
 "늘 주의산만함..집중력이 떨어짐" 
 담임선생님의 투박한 파란잉크 글씨 새겨 박힌 
      좋은 얘깃거리 하나 없던 썰렁한 특기사항란. 

          통신표에 부모 확인 도장 받아 학교에 제출하던 날. 
         여느때와 같이 화장대 서랍 속에 숨겨진 나무 목도장 
           아버지 몰래 꺼내어 부모 확인란에 인주 벌겋게 발라대던 그 시절. 

   그래도 그때 
우등상은 못받아도 
꼬박꼬박 개근상은 받았습니다. 

    간혹 TV 에서 그 무엇이던가...

'TV는 사랑을 싣고' 라는 프로에서 
 얼추 옛 통신표를 슬쩍 공개합디다. 
  잘했다는 것은 자랑이지요. 

  그때마다 가슴이 뜨끔뜨끔 해집디다.

                                                                     

 ㅡ미루ㅡ


 
가져온 곳: [바람불어 좋은 날]  글쓴이: 김미루 바로 가기